사찰이야기
글 수 31

 

도를 닦은다 하나 도는 닦을 것 없고
법을 물으나 법은 물을 것 없도다.


미혹한 사람은 색과 공을 알지 못하지만
깨달은 이는 본래 순종하고 거역함이 없도다.


팔만 사천 모든 법문이
지극한 이치는 마음을 여임이 없도다.


자기 집안일을 알려고 할지언정
부질없이 다른 고을을 쏘다니지 말라.


널리 배우고 많이 들을 필요 없고
변재와 총명이 모두 쓸모없도다.


달이 크든 작든 알려고 할 것 없고
해와 윤달 있건 없건 관계치 않네.


번뇌 그대로가 보리이니
깨끗한 꽃이 흙탕물에서 피어나도다.


누가 와서 어떠냐고 묻는다 해도
이야기 할 수가 없도다.


새벽에는 죽을 먹어 주림을 달래고
낮에는 다시 한술 떠먹는다.


오늘은 움직임에 따라 자유자재하고
내일은 자유자재하여 움직임에 따르도다.


심중에는 분명하게 다 알지만
겉으로는 어리석은 체 하도다.

 

 

등등화상 요원가

 

등등화상.png

 

 

노안국사(老安國師)의 법을 이었다고 한다. 
노안국사(老安國師)는 5조 홍인(弘忍) 대사의 법을  잇고 숭산(嵩山)에 있었던 선사다. 

직지에 소개된 근원을 깨달은 노래, 
즉 요원가(了元歌)는 흔히 낙도가(樂道歌)라고도 하는데, 
도를 깨달아 그 도를 즐긴다는 노래다. 

요원가(了元歌)라는 말도 역시 근원을 깨닫고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다. 
노래 속에 “오늘도 임운등등(任運騰騰)하고 
내일도 등등임운(騰騰任運)한다.”는 구절로 인하여 
등등(騰騰) 화상이라고 알려졌다.

도를 깨닫고 나서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자재한 
해탈감[任運騰騰]을 만끽하면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그린 게송이다. 

전등록 권4. 낙경(洛京) 복선사(福先寺) 인검 선사(仁儉禪師)  214쪽

 



그는 숭산에서 물음을 파한 뒤에 
들과 장터로 걸림 없이 다니니 당시 사람들이 그를 등등화상이라고 하였다.

당나라 천책 만세 시절, 
측천무후가 불러서 대궐에 들어갔는데, 측천무후를 우러러본 채 양구하다가 입을 열었다.

“모르겠소.”
“노승은 말하지 않는 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곧 물러갔다. 
이튿날 단가 19수를 지어서 바치니, 측천무후가 살펴보고서 가상히 여겼다. 
그래서 후한 선물로 사례를 하였는데, 대사는 전혀 받지 않았다.

또 가사를 필사해서 천하에 퍼뜨리게 했는데 
그 가사는 진리를 펼침으로써 당시의 풍속을 경책한 것이었다. 
오직 요원가 1수만이 세상에 성대히 유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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